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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춤 - 부토 (Dance of Darkness, 1989) 1CD

pulbitz 2005. 4. 16. 02:37
 


어둠의 춤 - 부토 (Dance of Darkness, 1989)

감독 : 에딘 벨레즈

http://210.115.150.1/docs/magazine/weekly/2004/10/15/200410150500085/200410150500085_1.html

이것은 삶도 아니고 죽음도 아니다. 그 경계에 있는 어떤 모호한 세계다. 머리를 박박 깎고 얼굴에 회칠한 무용수들은 느리고 무거운 동작으로 천천히 움직인다. 그들은 사람이라기보다 밀랍으로 만든 인형, 혹은 대리석 조각처럼 보인다. 입술까지 회칠이 된 얼굴에서는 아무런 표정도 읽을 수 없다. 한 방울씩 물이 떨어지는 소리로 시작된 음악은 폐부를 찌르듯 음산하게 울린다.

‘부토’(舞蹈)라는 춤의 이름을 들어보았는가. 만약 이 춤을 직접 보았다면, 당신은 행운아다. 장르를 막론하고 예술을 통해 죽음을 들여다보기란 쉽지 않다. 낭만적인 흥취로 다루어진 죽음이 아닌 진짜 죽음 말이다. 부토는 진정한 죽음의 세계를 보여준다. 임종을 맞은 사람이 몰아쉬는 마지막 숨, 혹은 일어나려고 몸부림치는 시체의 움직임을 묘사하는 춤이 부토다. 원로 부토 무용가인 오노 가즈오는 “부토 무용수는 자신이 소우주의 중심이 되어 우주의 힘을 몸 속으로 끌어당긴다. 그러므로 부토는 곧 우주 자체”라고 말한 바 있다.

때문에 ‘무용’ 하면 으레 떠오르는 예쁘고 우아한 동작은 부토 속에서는 눈 씻고 봐도 찾을 수 없다. 무용수들은 얼굴과 온몸에 흰 칠을 하고 머리카락도 밀어버린다. 아예 나체가 되어 춤을 추기도 한다. 그 속에는 꾸밈도 과장도 없다. 극도로 느릿한 동작 속에는 오직 삶을 향한 처절한 몸부림만 있을 뿐이다. 그 모습은 괴기스럽고 그로테스크하기 짝이 없다. 그래서 부토를 보는 것은 때로 고통스럽다. 유럽에서 처음 부토가 공연되었을 때 적지 않은 유럽인들은 울면서 이 춤을 보았다고 한다.

부토는 1960년대를 전후해 일본에서 탄생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부토는 상당히 일본적인 춤이다. 흰 칠을 한 얼굴은 가부키(歌舞伎)나 노(能) 같은 일본 전통 연희의 분장을 연상시킨다. 부토의 밑바닥에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전한 일본의 허무주의가 짙게 깔려 있다. 그것은 마치 전쟁의 잔해 같기도 하고 절대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일본인의 속울음 같기도 하다. 부토는 80년대에 유럽에 소개되어 극찬을 받았다. 파리에서는 ‘파리 오페라극장 티켓은 구할 수 있어도 부토 공연 티켓은 구할 수 없다’는 말도 생겨났다.

eD2K 링크 Butoh Dance of Darkness.1989.DVDRip.XviD.MP3.avi

* 부토에 관한 다큐멘터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