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 (The Unforgiven, 2005) 2CD CaYEnnE

pulbitz 2006. 1. 19. 19:58


용서받지 못한 자 (The Unforgiven, 2005)

감독 : 윤종빈
출연 : 하정우, 서장원, 윤종빈, 임현성, 한성천, 손상범, 김성미

2년여 동안 나름 군기반장으로서 모범적인 군생활을 했다고 자부하는 말년 병장 태정은 중학교 동창인 승영이 내무반 신참으로 들어오면서 평탄치가 않게 된다. 상관의 군화에 매일같이 물광을 내 갖다 바치는 것이 당연하고 고참은 신참 팬티를 뺏어 입어도 당당할 수 있는 군대 특유의 부조리함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승영은 사사건건 문제를 일으키고 태정은 친구라는 이유로 승영을 계속 감싸주지만 자신까지 곤란한 상황에 몰리기가 일쑤다.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 편하다는 태정의 충고와 걱정에도 아랑곳 않고 승영은 자신이 고참이 되면 이런 나쁜 관행들을 다 바꿀 자신이 있다고 큰소리를 치지만 태정에겐 그런 승영이 답답하고 자신의 제대 후 홀로 남겨질 친구의 앞날이 걱정될 뿐이다.

그러던 중 승영도 어느덧 지훈을 후임으로 두게 된다. 다른 고참들의 따가운 시선 속에서도 승영은 자신의 소신대로 지훈에게 잘 해주지만 그럴 수록 자신에 대한 부대 내 따돌림은 심해지고 인간적으로 대한 지훈도 제 멋대로이다. 태정이라는 보호막도 없어진 승영은 이제 서서히 변해가기 시작하는데...

1년여 후, 제대하고 군대의 기억을 까맣게 잊고 지내던 태정에게 어느날 승영으로부터 갑작스레 만나자는 전화가 온다. 승영을 별로 만나고 싶지 않은 태정은 여자친구를 불러내고 승영은 어딘가 불안한 모습으로 꼭 해야 할 말이 있다며 자꾸 태정을 붙잡는데.. 태정의 제대 후 승영에겐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대한민국에서 현역으로 복무한 사람이라면 한번쯤 경험했거나 혹은 느꼈을 "폭력의 가해자이자 피해자인 남성들만의 군대 이야기"를 통해 망각과 죄의식을 그린 저예산 디지털 독립영화. 영화과 재학 중이었던 윤종빈 감독의 졸업 작품으로, 중앙대학교 영화과 선후배들이 뭉쳐 2년 동안 2천만원의 제작비로 완성한 이 영화는 부산영화제에서 처음 소개되어 큰 호응을 얻으며, 국제영화평론가협회상, 뉴커런츠특별언급, 넷팩상, PSB관객상 등 4관왕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며, 류승완 감독의 저예산 영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의 비범함으로 화제를 모았다. 탤런트 하정우와 신인 서장원이 군에서 선/후임병으로 만난 친구 사이를 연기하며, 감독 본인도 고문관 지훈 역으로 출연했다.

연출의 변. "대한민국 대부분의 성인 남자들은 병역의 의무로서 26개월 동안의 군 생활을 결심한다. 그들은 군대라는 '집단적 마초주의'의 스펙트럼 아래 폭력의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로서 분노와 상처 그리고 죄의식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제대 후 그들은 사회로 돌아오면서 대부분 그때의 기억을 망각하거나 자신에게 유리한쪽으로 합리화시켜 기억한다. '나' 역시 한국 남성들의 이야기이다. 나는 이 영화를 통해서 나와 우리 모두가 잊어 버리고 감추고 싶었던 그때의 기억을 다시 환기시키고자 한다. 누가 옳고 누가 옳지 않은가? 그것은 개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나에게 상처를 준 사람들, 내가 상처를 준 사람들은 명확한 고의 위에 서 있지 않다. 그 사이에는 어느 정도의 합리화와 죄의식이 혼합되어 있다. 나는 이 작품을 통해 우리가 갖고 있던 분노 - 단순히 군대에서 자신에게 직접적인 폭력을 가한 개인에 대한 분노라기 보다는 폭력적인 상황을 만들어낸 사회제도와 구조에 대한 - 를 표출하고자 한다."

영화에 관하여(보도자료 좋은 글 인용). '군대 갔다 와야 진짜 남자가 되고 어른이 된다' 라는 식의 말이 진리와도 같이 통용되는 우리 사회에서 '군 복무'는 대한민국의 소년이 성인 남자로 살아가는데 당연히 거쳐야 하는 통과의례 같은 것이다. 그 동안 사적인 관계 속에서 살아왔던 '소년'은 일정한 나이가 되면 혹독한 계급사회에 무방비 상태로 던져져 '군인'의 얼굴을 배운다. 처음에는 위계구조 말단의 피해자로, 시간이 지나면서 가해자의 위치로 탈바꿈하는 법을 배우면서 명령과 복종의 권력관계 속에 심어진 비틀어진 남성성을 서로에게 권하고 강요한다. 군대라는 곳에선 누구나 한번씩은 피해자였고 또 가해자였기 때문에 일방적인 피해 의식이나 죄의식을 가지기보다는 단체의 행동과 룰을 합리화하게 된다. 그래서 그 시절에 보낸 인생의 시린 사춘기는 '지나고 보니 힘들고 고달팠지만 인생살이에 엄청난 도움을 준 곳'으로 기억되어야 하고 그렇게 대한민국 남자들이 공유하게 되는 '군대의 기억'은 감히 거부할 수 없는 룰이 되어 우리 사회에 또다시 경직된 위계질서를 만들어간다.

eD2K 링크 The Unforgiven.2005.DVDRip.XviD.AC3-CaYEnnE.CD1.avi
eD2K 링크 The Unforgiven.2005.DVDRip.XviD.AC3-CaYEnnE.CD2.av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