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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 스토리 (H Story, 2001) 1CD

pulbitz 2005. 4. 12. 22:16
H 스토리 (H Story, 2001)



http://movie.naver.com/search/movie.php?code=C4790

일본 / 111분  
감독 :  스와 노부히로  
출연 :  베아트리체 달, Kou Machida, Hiroaki Umano, 스와 노부히로, Caroline Champetier

영화내용

   스와 노부히로는 알랭 레네의 “히로시마 내 사랑”의 리메이크를 위해 프랑스 배우인 베아뜨리스 달과 촬영감독 까롤린느 샹폐띠에, 그리고 작가인 큐 마시다와 함께 모인다. 일본 현대 문학의 상징인 이 작품을 위해 과거로의 시간과 공간이 결합되는 아주 복잡한 감정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시도한다.

h.story.(nobuhiro.suwa,.2001).hard.subbed.in.french.[by.racingman92].AVI



*  <H 스토리>의 모험- 당혹스런, 그래서 매혹적인

<듀오>와 <M/Other>만을 보면 혹시 스와가 제도적인 방식의 영화 만들기를 거부하지만 그런 한편 자기 식의 영화만을 고집하는 또다른 유의 교조주의자가 아닐까, 하는 (다분히 정당하지 않은) 의심을 가질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꼭 그래서는 아니겠지만 스와의 세 번째 작품인 <H 스토리>는 앞의 두 영화와는 다소 상이한 작업방식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스와 자신의 말에 따르면 <H 스토리>는 촬영 당시에 일어난 즉흥적인 일들을 어느 정도 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으로 텍스트와 연기에 기초해서 만들어진 영화다. 그리고 이것은 타자들 사이의 관계라는 스와의 기본적인 관심사를 끌어들이면서 그 안에 좀더 복잡한 관계망들을 그려보려는 노력이라는 점에서도 스와의 ‘새로운 영화’라 할 만한 작품이다.

<H 스토리>는 스와가 자신이 태어난 도시 히로시마에 대한 영화를 만들면 어떤 영화가 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한 끝에 나온 산물이다. 스와는 히로시마에 대한 영화를 생각하면 할수록 알랭 레네의 <히로시마 내 사랑>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내가 생각하기에 레네의 이 영화는 현실 그대로의 히로시마를 묘사하는 데 성공한 유일한 영화이다.” 그래서 스와는 자기 영화 속에 정말로 레네의 영화를 끌어들인다. <H 스토리>는 스와 자신이 프랑스 여배우와 일본인 남자배우를 데리고 레네의 <히로시마 내 사랑>을 대략 40년이 지난 뒤 그대로 리메이크하려 한 것을 보여주면서 시작해 결국 그렇게 옛것을 그대로 복원하려는 시도가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듯 끝을 맺는다. 그 사이에다 스와는 기억이 불가능하게 되어버린 세대, 혹은 역사적 기억을 상속받지 못한 세대가 응당 가질 수밖에 없는 기억의 불가능성, 영화 만들기의 실체 등과 같은 이런저런 이슈들을 흩뿌려놓는다.

스와 감독의 지극히 개인적인 방식으로 역사와 기억과 영화,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등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H 스토리>는 어찌 보면 아주 당혹스런 영화이고 또 어찌 보면 그래서 오히려 매혹적인 영화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것은 그 모든 질문들을 요령있게 관련짓지 못하는 ‘불완전한 영화’처럼 보이기도 한다(<H 스토리>의 불완전해보이는 면모에 대해 스와 감독은 아주 재미있는 예화를 들려주었다. 그가 이 영화의 레퍼런스가 되는 <히로시마 내 사랑>을 만든 레네에게 <H 스토리>의 비디오 테이프를 보내주었을 때, 레네는 왜 완성된 영화를 보내지 않았냐고 얘기했다는 것이다). 시간이 더 지나면 또 어떤 평가를 받을지 알 수 없지만 어쨌든 현재까지만 보자면 스와의 새 영화 <H 스토리>는 평자들로부터 대체로 너른 찬사를 받지는 못하는 편이다. 그럼에도 <H 스토리>가 스와의 예전과는 다른 모험적 시도를 보여주고 있는 건 분명해보인다. <H 스토리>에 이르러 자기 영화인생의 한 사이클을 마쳤다는 스와의 다음 사이클에 속하는 영화들이 기대되는 건 그래서일 것이다.

홍성남/ 영화평론가 antihong@hitel.net

전체 본문은 http://www.cine21.co.kr/kisa/sec-002100102/2001/12/p_01122110013010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