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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타키타니 (トニー滝谷/Tony Takitani, 2004) 1CD iMBT

pulbitz 2005. 10. 1. 15:53
 


토니 타키타니 (トニー滝谷/Tony Takitani, 2004)

감독 : 이치카와 준
출연 : 미야자와 리에, 오가타 잇세이, 유미 엔도, 니시지마 히데토시, 다카후미 시노하라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42245

  토니 타키타니는 외로운 유년시절을 보냈다. 일찍이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아버지도 재즈 연주로 항상 집을 비우는 가운데 토니는 오히려 '혼자 있는 것'이 편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미술을 전공하면서 주변사람에게 항상 "너의 그림에는 감정이 결여되었다."는 말을 들었지만 그에게 있어 '감정'이란 비논리적이고 미성숙한 것일 뿐이었다.

정교한 일러스트레이터로서 확실한 재능을 보인 그는 어느 날 아담한 체구에 단정하고 아름다운 미소를 지닌 에이코란 여성에게 불현듯 마음을 뺏겨 결혼에까지 이른다. 그의 삶은 변화했고, 난생 처음으로 생의 떨림을 맛보았으며 '다시 외로워진다는 것'을 두려워하게 되었다. 하지만 에이코에게는 유명 디자이너의 옷들을 구매하는 충동을 억누르지 못하는 한 가지 문제점이 있었다. 그녀의 쇼핑에 대한 집착은 점점 커져 스스로 감당하기 힘든 지경에 이르고, 토니는 걱정이 되어 그러한 충동을 억제해 보는 게 어떻겠냐고 넌지시 얘기해보았다. 하지만 그 결과는 비극적이었다.

다시 혼자가 된 토니는 멍하니 앉아 아내가 남긴 옷장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너무도 아름다운 옷들이 마치 그녀의 유령을 보는 듯 하여 괴로움에 빠진다. 토니는 결국 아내와 완벽히 일치하는 치수를 가진 여성을 모집한다는 신문 광고를 내게 되고 그의 광고를 보고 한 여인이 찾아오는데...


제작 노트

한 장의 티셔츠에서 비롯된 얘기가 있다
.
'토니 타키타니의 진짜 이름은, 정말로 토니 타키타니였다.'로 시작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토니 타키타니'(단편집 '렉싱턴의 유령' 中). 마우리 섬에서 '토니'라는 서양식 이름에 '타키타니'라는 성이 붙은 기묘한 이름이 쓰여진 1달러짜리 티셔츠를 구입한 하루키는 그 셔츠를 입을 때마다 토니 타키타니라는 인물이 자신에게 뭔가를 말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고 이에 착안, 기발한 이야기를 발굴해내는 단편의 대가답게 간결하고 위트 넘치면서도 사색적인 이야기를 완성했다.

그런데, 행간의 미묘한 뉘앙스 빌어 읽는 이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그만의 매력이 과연 영상으로 옮겨진다면 어떨까?

여기 그의 단편을 원작으로 한 최초의 영화가 있다! 도무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는 '그 영화'를 공개한다.


무라카미 하루키

“미스터리한 실종, 설명할 수 없는 슬픔 혹은 비정상성…이러한 것들이 무라카미 하루키가 그의 소설에서 펼쳐놓는 우울한 정신적 풍경이다. 지리학적 배경은 도쿄지만 사실 세계 어디든 상관없다. 비와 섞여 흐르는 눈물처럼 사람들이 스스로의 존재감을 잃어버리고, 사랑을 찾는 것이 어둠 속에서 루빅 큐브를 맞추는 것만큼 힘겨운 도시 그 어느 곳이라도… 하루키를 읽는 것은 스스로를 측정할 수 없을 만큼의 공허함에 내맡기는 기묘한 경험이다.”
- Economist(2001.5.17)

스크린으로 부활한 하루키, 유일무이한 경험을 안겨주마!

소설 '상실의 시대'로 일본을 너머 한국, 중국...그리고 서양에 이르기까지(그의 소설은 30개국어로 번역된다) '무라카미 하루키'란 이름은 이제 그 이름만으로도 하나의 견고한 세계이다. 1979년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제22회 군조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데뷔한 이래 하루키는 현대 젊은이들의 내면에 도사린 공허함과 상실의 감정을 때로는 건조하게 때로는 격렬하게 쥐락펴락하며 단숨에 '하루키' 시드롬을 낳았다. 청년기를 거치며 통과의례처럼 '상실의 시대'에 입문했던 많은 젊은이들에게 '하루키'는 제2의 자아처럼 여겨진 것이다. 한 편, 깊은 여운을 남기는 장편뿐 아니라 기발한 상상력에 간결하면서도 행간에 미묘한 뉘앙스를 꼭꼭 담아두는 단편 들 역시 그의 매력을 십분 느낄 수 있는 장르이다. 누구나 맘에 한번쯤 품었을 법한 생각을 짤막한 소설에 명쾌하면서도 긴장감 있는 스토리로 담아내는 그의 재능은 다양한 제목으로 끊임없이 출판되는 그의 단편집들에서 확인할 수 있다. <빵가게 습격사건>, <4월의 어느 해맑은 아침, 100%의 여자아이를 만나는 일에 관하여> 등의 감각적인 제목은 이미 국내에서도 많은 드라마와 영화 속에서 패러디 된 바 있다. 이번에 그의 단편 중 최초로 영화화에 성공한 '토니 타키타니'는 하루키 유전자 깊숙이 자리한 '상실'에 대한 담담한 어조를 바탕으로 고독한 남자와 참한 쇼퍼홀릭 여성과의 기발한 러브 스토리를 그리고 있다. 영화 <토니 타키타니>는 소설로만 만끽하던 하루키의 매력을 스크린에서 볼 수 있는 유일무이한 경험을 안겨줄 것이다.


하루키의 상상력과 이치카와 감독의 영상미학이 만났을 때

하루키를 스크린으로 불러오기 위한 세 가지 방법

소설 '토니 타키타니' 의 투명하고 낮은 온도감과 '상실'의 감정은 역시나 현실에서 몇 센티미터 정도 떨어져 부유하는 듯한 하루키의 특징을 고대로 담고 있었고, 이러한 작품의 영화화를 결심한 이치카와 감독은 기존의 사실적인 접근 방식을 택했다간 결국 하루키의 팬들을 배신하는 일이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이제까지 한번도 시도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촬영 방식이었다.

우선, 영화 속 인물, 사건들과 '거리'를 두기 위해 나지막한 목소리의 *니시지마 히데토시(기타노 다케시의 <돌스> 주인공)를 내레이터로 기용했고 그의 차분하고 듣기 좋은 음성의 낭독은 영상과 소설의 경계선을 지우며 영화의 담담하고 조용한 무드를 끝까지 이어갈 수 있도록 해주었다.

두 번째로는 도시 생활의 외로움과 공허함, 정서적 침체를 화폭에 담았던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처럼 각각의 장면에 여백을 두어 빈 공간 자체에서 오는 분위기가 인물의 내적 상실감을 드러낼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마지막으로 연극 무대 개념을 도입하여 영화의 대부분을 요코하마시 교외의 넓은 초원에 지어진 무대 위로 한정 짓고 앵글과 의상에만 변화를 주었다. 또한 남녀 주인공 모두에게 1인 2역씩을 맡김으로써 최소한의 등장인물로 묘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부가적으로는 프린트를 탈색하는 과정을 거쳐 색조를 낮춰 청아하고 잔잔한 작품의 분위기를 스크린으로 옮겨왔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기존 영화와는 확연히 다른 매우 낯선 질감이 얻어졌고 관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할 준비를 마치게 되었다. 물론 여기엔 모스크바 국제영화제 최우수여우상, 일본 아카데미 주연여우상, 키네마 준보 주연여우상, 블루리본 주연여우상 등을 수상한 일본 최고의 여배우 미야자와 리에와 유려하면서도 현실에서 살짝 유리된듯한 류이치 사카모토의 피아노 사운드, 광고 사진가 협회상, 뉴욕 A.D.C상 등을 수상한 *히로카와 타이시의 정확한 프레임워크 등 최고의 배우와 스텝이 의기투합하여 화집을 펼쳐보는 듯한 리듬을 만들어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러한 앙상블은 '상실', '고독', '죽음'이 주는 무게에 아랑곳하지 않고 정성 들여 봉재 된 옷처럼 아름답고도 정갈한 미학을 완성하였다.

eD2K 링크 Tony Takitani.2004.DVDRip.XviD.MP3-iMBT.av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