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자 안의 여자 1 (箱の中の女 処女いけにえ, 1985) 감독 : 고누마 마사루 출연 : 기즈키 사에코, 구사나기 고지로, 오바라 다카시, 사이 레이코, 다무라 히로시 http://www.film2.co.kr/dvd/forbiddendvd/forbiddendvd_final.asp?mkey=36 1970년대 일본 ‘전공투(全共鬪)’ 운동으로 대표되는 기성 세대에 대한 반란. 그 일환이자 성해방을 표현하는 대표적인 문화로 1971년 등장했던 ‘닛카츠 로망 포르노’ 영화. 이 문화는 대학생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닛카츠 로망 포르노는 적은 예산으로 빨리 찍을 수 있다는 장점을 십분 활용, 무섭게 붐을 일으키며 하나의 장르로 정착, 대대적인 발전을 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대략 3천만 원이 넘지 않는 초저예산으로 관객이 원하는 일정 수위 이상의 성애 장면이 들어가기만 하면 영화의 플롯이나 형식적인 면에선 전혀 구애를 받지 않았다는 점에서 젊은 신인 감독들이 마음대로 영화를 찍어볼 수 있는 실험의 장이 되기도 했다. 이 흐름은 일본 영화사의 당당한 하나의 챕터로 자리 잡았을 뿐 아니라,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 감독들이 등장하는 무대가 되기도 했다. 여기서 나온 감독들 중엔 <가족 게임>의 모리타 요시미츠, <쉘 위 댄스>의 수오 마사유키, <벚꽃 정원>의 나카하라 준, 그리고 최근 일본 영화감독들 중 가장 뛰어난 작가로 평가받는 <큐어> <회로> <도플갱어>의 구로사와 기요시 등이 있다. 이번 주 소개할 영화 <상자 안의 여자> 역시 닛카츠 로망 포르노의 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1985년 여름. 도심 한복판에 주차되어 있는 봉고차에서 섹스를 즐기는 남녀를 보여 주며 영화는 시작한다. 물론 이들의 차는 강하게 선팅을 해놓은 통에 안에선 밖을 환하게 볼 수 있지만 거리에선 차 안을 전혀 볼 수 없다. 이 남녀는 그런 섹스를 즐기는 일종의 ‘헨타이(변태)’인데, 이들이 길거리에서 비를 맞고 있는 순진하게 생긴 여대생을 납치한다. 여대생이 감금된 장소는 지하철 역에 있는 비밀 아지트. 그때부터 그녀는 S&M, 가학과 피학의 세계로 초대받게 된다. 게다가 점점 그녀는 헨타이 커플의 기괴하고 엽기적인 쾌락의 세계에 동조하게 된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사건을 모티프로 한 이 작품은 필름이 아닌 비디오(베타캠)로 찍은 작품이다. 그래도 1985년이라는 제작 연도를 생각한다면 화질은 양호한 편인데, 보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약간의 짜증은 날 수 있다. 왜냐하면, 예전에 만들어졌던 로망 포르노가 비교적 능숙하게 성기의 노출을 숨기는 것에 반해, 이 작품은 타이틀이 시작되면서부터 시작되는 보카시(모자이크) 열풍 때문이다. 아무튼, 분명히 로망 포르노의 하나인 이 작품을 DVD로 접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 가치는 충분하다 하겠다. 게다가 이 DVD 타이틀엔 <상자 안의 여자 箱の中の女 S&M BOX>라는 이름으로 1편과 2편, 그리고 이 영화에서 조감독으로 참여했던 나카타 히데오(<링>을 통해 일본 공포영화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던 감독)가 자신의 영화 스승 고노마 마사루 감독과 풀어놓는 다큐멘터리가 포함돼 있다. <가학적 & 마조히스틱>이라는 제목의 이 다큐는 <상자 안의 여자>에 얽힌 제작 뒷얘기와 함께 닛카츠 로망 포르노의 역사를 일별하고 있으니, 상당한 재미와 정보를 준다 하겠다. 영화의 후반부, 여대생은 이제 완전히 S&M의 노예가 되어 지하 비밀 아지트에서 자기 스스로 상자 안에 갇혀 다시 헨타이 커플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린다. 이 모습은 무척이나 신선한 충격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식의 장면들을 통해 쾌감은 줄 수 있었을지언정 관객들에게 이성적인 이해를 줄 순 없었던 로망 포르노는 80년대에 들어서면서 비디오의 보급과 좀 더 노골적인 성 묘사를 추구했던 AV(Adult Video)물에 밀리면서 쇠퇴하기 시작해 급기야 1988년을 끝으로 17년 동안의 긴 역사를 마감하게 된다. 그러니까 <상자 안의 여자>는 닛카츠 로망 포르노 역사의 마지막 페이지쯤에 자리한 영화라 할 수 있겠다. 이제 내년에는 일본영화의 전면적인 개방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그러나 70년에서 80년대 사이에 만들어진 닛카츠 로망 포르노를 비롯한 많은 작품들은 여전히 국내에선 온전한 형태로 볼 수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들이 추구했던 실험 정신과 금지된 것을 향한 끝없는 노력만큼은 여과 없이 전달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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