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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시대 (少年時代/Chidhood Days, 1990) 1CD iMBT

pulbitz 2005. 9. 8. 18:32
 


소년 시대 (少年時代/Chidhood Days, 1990)

감독 : 시노다 마사히로
출연 : 후지타 데츠야, 호리오카 유지, 야마자키 가츠히사, 고비나타 노리타케, 고야마 아츠코, 이와시타 시마, 호소카와 도시유키, 가와라자키 초이치로, 미타 가즈요, 센도 노부코, 스즈키 미츠에, 아시다 신스케, 오타키 히데지, 오하시 교센

http://blog.naver.com/casiopea27/100010928618

1944년 10월, 전황이 불리하게 돌아가고 패전의 기미가 드리운 일본 도쿄. 초등학생인 카자마 신지는 '토야마'라는 시골 마을로 혼자 피난을 가게된다. 낯선 시골 학교에서 생활하게 된 신지는 친구들과 잘 지내보려고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그 곳에는 반장인 '타케시'의 폭력적 통치 아래, 모든 것이 타케시의 생각대로 돌아가는 이상한 분위기가 있었다. 처음에는 그런 반장의 폭력에 반감을 가졌던 신지지만, 어떤 계기로 타케시의 눈에 들면서 점점 그가 주는 '권력의 단 맛'에 빠져든다. 타케시의 폭력성은 점점 심각해지고 신지는 부반장으로 지명되어 그를 도와주게 되지만, 이듬해 더욱 강력한 힘을 가진 복학생이 등장하면서 사태는 급변한다. 지금까지 타케시의 수족 노릇을 해오던 아이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타케시를 비난하기 시작하고 쌓였던 불만은 일순간에 폭발하고 만다. 그러나, 신지만큼은 마지막까지 타케시의 편을 들어주려 하지만, 어느날 타케시는 저주의 말을 남기고 도쿄행 기차에 몸을 싣는데...

강력한 힘을 가진 독제자의 출현과 거기에 순응해가는 소년의 모습, 그리고 쿠테타와 하야, 참혹한 배신과 응징, 복수, 그로인해 자신의 정체성을 잃고 혼돈에 빠지는 소년의 이야기 - 마치 그 시대 일본 사회의 모습을 그대로 축소시켜 시골 초등학교의 한 교실에 집어넣은 듯한 이 이야기는 그 노골적인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흡입력을 보여줍니다. 그도 그럴 것이, 신지나 타케시, 혹은 나머지 학급의 아이들 어느 쪽에 속하는가의 문제만 다를 뿐, 우리 모두 이런 류의 기억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니까요. 심지어 '기억'에 한 하는 이야기도 아닙니다.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 시대의 자화상이기도 하고, 지금도 그 중 어떤 역을 맡아 '인생'을 살아내고 있기도 하죠. 반세기도 전에 일본 시골의 조그마한 초등학교 한 교실에서 있었던 이 소년들의 이야기는, 그래서, 21세기를 살아내는 우리에게도 이토록 섬뜩한 느낌을 줍니다.

또 다른 관점에서 이 아이들의 이야기는 단적으로 일본인의 사회의식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피해주지말자 증후군'에 대해서는 이미 잘 알려져 있습니다만, 그건 그 만큼 피해를 받고 싶지 않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에 대한 공포 만큼이나 피해를 받는 것에 대해, 피해 받는 대상으로 선택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가능한한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것과 남으로부터 피해를 받지 않고 싶은 욕망의 절묘한 밸런스 유지는 극도의 스트레스를 발생시키며, 밸런스의 끝에 놓여진 '마지막 한명'에 대한 암묵의 합의에 의한 괴롭힘(이지메)은, 괴롭히는 다수나 당하는 개인조차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 믿고 있습니다. 예전에 친구로 부터 '이지메 현상은 이지메에 동참하지 않으면 내가 다음 대상이 될 것'이라는 공포심에 의해 울며 겨자먹기로 행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실제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분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만, 그것은 그분의 논리이지 이지메 본질자체의 그것과는 다릅니다. 이지메를 행하는 분들중에는 정말 그 자체를 '즐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은 제가 일본과 일본인에게 있어 가장 싫어하는 점이기도 합니다만, 앞뒤 이해관계를 따져서 힘의 밸런스에 의한 서열이 정해졌을 때, 그 마지막 한명에게 가해지는 물리적 정신적 폭력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심지어 그것을 상당부분 즐기기도 합니다. 그것은 그 마지막 한명이 힘을 갖지 못했기 때문에 생긴 '그의 탓'이니까요. 이 영화는 그 이율배반적인 미묘한 심리전을 아이들의 눈을 통해 '끔찍하게' 재현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인 이야기 구조는 같지만 원작인 소설과, 이후의 만화와, 이 영화 버젼은 감독 각자의 경험과 기억에 의해 조금씩 변주되고 있습니다. 원작에서는 카시와바라 효-조가 다니던 구 우에하라 초등학교가 배경이었지만, 만화로 넘어와서는 후지코 후지오가 실제 피난하고 공부를 했던 야마사키 초등학교로 바뀝니다. 야마사키 초등학교는 최근까지도 그 목재 건물의 외관을 유지해오고 있다가, 최근 1999년(平成 11年) 오오에노쇼- 초등학교와 병합, 아사히노 초등학교가 되었습니다. 영화가 촬영 된 곳은 바로 그 오오에노쇼- 초등학교였고요. 타케시를 무너뜨리는 후토와 타케시의 마지막 결전 장면은 원작 소설에는 없는 부분이고, 반대로 타케시가 무기로 체인을 휘두르는 설정은 만화에서는 사라져버렸습니다. 마지막에 아이들이 군가를 부르는 장면에서 신지의 숙부가 「この子達は軍歌しか知らないんだ!」라고 분개하는 장면은, 소설에서도 만화에서도 나오지 않는 부분으로 각본 단계에서 그 시대상이 반영된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격동기 일본 사회의 단면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영화 '소년시대(少年時代)'는, 1975년 '소년매거진'에 연재되었던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만화를 그린 후지코 후지오는 실제 그 나이 쯤에, 그 만화의 배경이 되었던 야마사키 초등학교로 피난을 갔었죠. 그런데 그 만화 '소년시대'의 원작은 소설'먼 길'이라는 작품이고, 그 소설은 1959년 '카시와바라 효-조'에 의해 잡지 '운하'에 연재되었습니다. 카시와바라 효-조 또한 같은 시기에 토야마로 피난을 갔었고요. 그러니까 결국, 1944년 (昭和 19年)에 토야마로 피난을 가, 그 곳의 초등학교를 다니면서 겪었던 두 작가의 이야기가, 1990년에 영화로 만들어진 영화 '소년시대'의 뿌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설에서 만화로 계승된 이야기는 다시, 어릴 때 그 만화를 감명깊게 읽었던 야마다 타이치의 각본으로 시노다 마사히로 감독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졌으니, 그야말로 이 '소년시대'라는 영화는 원작자인 '카시와바라 효-조', 만화가 '후지코 후지오', 작가 '야마다 타이치'. 감독 '시노다 마사히로' 4명 모두의 '소년 시대'에 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